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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되돌아보는 선거 전 지역민심(1).. "정치불신 넘어 정치외면"

    기사 작성일 2016-05-09 14:46:25 최종 수정일 2016-05-09 14: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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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 20대 국회 기대와 약속] 20대 국회는 어떤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인가? 국민의 기대는 무엇이고 국회의 약속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난 4월 13일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국회ON은 4월 1일부터 8일까지 광주와 대구, 부산, 청주 등지를 찾아 국회와 국회의원에 관한 유권자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선거는 끝났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국회를 만들어야 할 지금, 선거 이전의 깊은 민심을 다시 살펴본다. [편집자주]

     

    7일 오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TV화면에서 선거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4월 7일(목) 오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선거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시민들은 무관심했다.

     

    지난 4월 7일(목) 오전 11시 30분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 앞 휴게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휴게실 의자 앞에 설치된 TV 화면에 선거를 엿새 앞두고 각당 대표들의 거리유세 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시민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TV 화면에 잠시 눈길을 줬다가도 이내 일행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20~30대로 보이는 청년층은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취재진이 국회에서 나왔다며 국회의원에 관해 묻자 "정치에 대해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몇몇 시민들은 "정치가 싫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힌 시민들도 있었다.  
     

    "기대도 관심도 없어요"…뿌리깊은 정치 무관심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김 모 씨(70)는 "선거 때만 국민을 위하는 척 하는 것을 보면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자기들 이익을 위해 정쟁을 벌이며 싸우지 말고 국민을 위해 깊은 고뇌를 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총선에 투표할 계획이 있는지 물음에는 "선거에 관심도 없고, 투표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후보자들의 주요 유세 장소인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46)도 "항상 기대를 갖고 투표하지만 나아지는 것이 없어 관심도, 기대도 없다"며 "정치에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5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 시민단체들이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4월 5일(화)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시민단체들이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5일(화) 오후 1시 부산역 광장.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 YMCA 등 시민단체들이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피켓을 든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국회의원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같이 나온 강아지 목에 걸린 여러분 투표합시다란 문구가 눈에 띄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지인을 기다리던 이 모 씨(71)는 20대 국회에 대한 질문에 "정치에 관심 없다"면서도 "바뀌기는 해야 되지 않겠나" 반문했다.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가 실망해서 탈퇴했다는 주부 김 모 씨(54)19대 총선 때 투표했지만 자신이 찍은 후보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국회의 역할을 묻자 국회는 정부의 행정기관 중 하나 아닌가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동카트로 음료수를 팔고 있던 전 모 씨(50대)는 "국회의원의 공약이 이루어지는 걸 못 봤다"며 "서민들 잘 살게 해주는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곳 국회의원이 누군지는 몰랐다.

    국경없는 의사회'를 홍보 중이던 주 모 씨(30대)는 19대 국회 4년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똑같은 것 같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된 거 같다”고 대답했다. 지난 선거 때 투표는 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도 했다.

     

    부산 D대학교 우 모 교수(45)를 만나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선거 관심과 표심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지방대학 학생 수는 계속 줄어 심각한데 연구·발전을 위한 재정이 부족해서 학교 분위기가 많이 침체됐다"며 "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광주 풍암동의 한 마트 입구에서 후보자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 풍암동의 마트 입구에서 한 후보자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30대 청년층이 직접 말하는 정치 무관심은 더욱 심각했다.

     

    4월 2일(토) 광주학생운동기념도서관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마 모 씨(29)는 "의무감 때문에 투표를 하고 있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며 "뉴스를 보면 국회에 대한 안 좋은 점이 많이 보여서 관심이 멀어졌다"고 토로했다.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하다 청주 집으로 휴가 나온 장 모 씨(22)는 "군에서 단체투표를 하기 때문에 투표는 하겠지만 사실 정치에 전혀 관심없다"며 "청주 지역구의 후보자들이 어떤 공약을 내놨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관심 이유는 공천갈등, 계파반목

     

    대구 수성구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선거사무실이 붙어있다.
    대구 수성구에 나란히 붙은 여야 후보들의 선거 플래카드

     

    시민들은 정치 무관심의 이유로 정당의 내부 갈등을 꼽았다. 특히 각당 내부에서 터져나온 공천 갈등, 계파 간 반목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60)는 "19대 국회는 식물국회 아닌가요?" 반문하며 "의원들끼리 친박, 비박 등으로 나뉘어서 매번 싸우고 본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천 과정에서 다투는 것을 보면 100점 만점에 20점 정도 밖에 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한 부동산에 있던 조 모 씨(57)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국가를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19대 국회에서 몸싸움은 없었지만 당리당략 싸움을 하는 것을 보면 정치에 관심이 없어진다. 누가 되나 마찬가지"라고 지탄했다. 

     

    경기 침체도 정치 무관심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혔다. 경기가 나빠 먹고 사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뚜렷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의원들에게까지 관심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충북도청 인근서 만난 전직 언론인 민 모 씨(67)는 "경제는 전국이 관심을 갖는 이슈인데 삶이 힘드니까 정치에 무관심한 측면도 있다"며 "이런 와중에 정치권에서는 공천 경쟁 등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민생과 경제는 보지 않으니 무관심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 자갈치시장 생선구이집 여주인은 "여기서 장사하는 '자갈치 아지매'들은 이번에는 투표 안 할 거라 한다"며 "경제가 이 모양인데 무슨 선거에 관심을 두겠나"고 민생을 돌보지 않는 정치를 나무랐다.

     

    강지연 기자 gusiqkqwu@assembly.go.kr

    국회ON. 생각을 모아 내일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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