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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전략적 분할투표가 총선판 갈랐다

    기사 작성일 2016-05-11 14:24:34 최종 수정일 2016-05-11 14: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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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 20대 국회 기대와 약속] 20대 국회는 어떤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인가? 국민의 기대는 무엇이고 국회의 약속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20대 국회출범을 앞두고 이번 선거결과 나타난 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들 것인지 국회ON이 다양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박병석 보좌관(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실)2.jpg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이하 비례포함)으로 1당이 되고, 새누리당122석, 국민의당 38석 순으로 총선 결과가 나왔다.

    뜯어보면 더민주의 약진은 수도권 지역구 122석 중에서 82석을 휩쓰는 압승을 거둠으로써 가능했다. 그리고 이 속에서 곱씹어봐야 할 것은 분할투표 경향의 등장과 청년층 투표율 상승, 그리고 호남에서 국민의당 압승이다.  

     

    분할투표(split voting) 어떻게 볼 것인가

     

    역대 선거에서 지역구 투표와 비례 투표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고 조금씩 차이가 났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조금이 아니라 매우 많은 차이를 보였다. 분할투표가 증가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 선거에서만 국한해서 보자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다. 양당 공히 지역구 득표율보다 비례 득표율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새누리당은 약 5%p, 더민주는 약 11%p 떨어졌고 이 표의 상당 부분은 국민의당 비례득표로 흡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공천 파동이 각각 실망한 지지층의 결집도 이완으로 이어졌다.   
     
    둘째, 이와 연동되는 유권자의 전략적 분산투자 경향 강화이다. 국민의당의 등장은 양당의 실망한 지지층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당에 심판을 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렇게 많은 유권자들이 전략적 분할투표에 가담하고, 그 결과 뚜렷한 변화를 만들어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권자들의 심리에 각인된 경험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학자와 정치 전략가들의 주요 연구 과제가 한 가지 더 늘어났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전략적 분할투표 경향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로 그대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유권자가 새로운 방식에 눈을 뜬 이상 향후 이와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자당 지지층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더민주 수도권 강세, 2030 투표율 상승이 결정적 영향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에서 더민주의 압승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을 빼놓을 수 없다. 아직 세대별 투표율에 대한 정밀한 분석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나 KBS 출구조사에서 확인된 수치에 따르자면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20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13%p 정도, 30대 투표율은 6%p 정도 상승했다. 다른 세대의 투표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기에 전반적인 투표율 상승은 20대와 30대가 견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론조사 등에 근거해 추정하자면 동 연령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매우 높은 지지를 받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특히 수도권에서의 강세는 2030세대의 투표율 상승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2017년 12월 대선과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2030 연령층의 투표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이번 총선에서 2030층의 상승한 투표율은 여전히 노령층의 투표율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상승 잠재력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투표 의지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약화될 것인가.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까지 청와대와 3당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청와대가 청년층의 인기를 회복하는데 지속적으로 실패했고, 더민주는 다소간의 반사이익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까지 더민주가 반사이익에만 기대어 청년층의 지지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의당 호남 승리, 더민주를 선택할 명분 만들고 설득하는 데 실패한 때문

     

    국민의당의 호남 승리(더민주의 호남 패배) 원인은 복합적이다. 문재인 당대표 체제 기간 동안 호남의 민심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실언과 공천 실패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당의 호남권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도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호남이 전략적으로 더민주를 선택해야할 명분을 만들고 설득하는데 더민주가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까지 이런 경향이 유지되리라고 섣불리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서 대패했지만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을 비롯 전국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둠으로써 호남 유권자가 더민주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를 만들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향후 호남 민심은 더민주가 어떻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느냐, 그리고 국민의당이 내부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안정화할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20대 국회 3당 성공의 관건, ‘정당현대화’ ‘정책능력’ ‘대선후보 선출과정’

     

    대선을 1년 6개월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3당은 각자 최선을 다해 수권 능력을 어필해야 한다. ‘정당 현대화’, ‘정책 능력 입증’, ‘무난한 대선후보 선출 과정’ 등이 향후 정국과 대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척도가 되리라 예상한다. 세 가지 전선에서 3당의 경쟁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첫째, 3당의 치열한 경쟁이 정당 운영의 현대화, 정당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정당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이유는 국민들이 반복적으로 정당 운영의 파행과 파국을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독단적 정당 운영의 폐해는 이번 총선 결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결국 정당 운영의 현대화, 합리화에 성공하는 정당이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둘째, 정책과 법안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3당은 각자 자신의 핵심 지지층의 이해와 요구에 맞는 정책과 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타협과 야합의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벌어질 3자 정립 쟁투에서 원내대표의 위상과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원칙과 효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내고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관심은 차기로 향할 수밖에 없다. 차기를 놓고 벌어질 치열한 당내 경쟁이 자칫 막장극으로 비춰지는 순간 그 정당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 선출 과정’ 자체가 국민의 주요 평가 잣대가 될 것이다. 

     

    박병석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실)

    국회ON. 생각을 모아 내일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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