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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 금강예찬 

    기사 작성일 2017-06-15 18:45:10 최종 수정일 2017-06-28 13: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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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jpg

     

    금강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 여겨지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산'이란 세계 산지 지형사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일종의 장소신화이다. 미적 경험이란 주관적이고 누구나 인정하는 최상의 미란 현실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본래 인간에게 자연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공포와 위협이었다.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금강예찬 편>의 저자는 금강산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한민족의 집합적 관념을 '서부진 화부득(書不盡 畵不得 : 글로 다할수 없고 그림으로 얻을 수 없다)'란 말로 대신했다. 그는 4년여간의 북한 답사기를 금강예찬으로 종결했는데, 조선시대 유산기(遊山記)로부터 일제강점기 엘리트의 금강산 기록들도 두루 삽입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북한 사람들을 만났고, 내외금강, 장전항과 해변, 온정리 온천촌까지 섭렵했기에 나에겐 부럽기만 한 작가였다. 이러한 저자의 행운은 고스란히 섬세한 필력으로 표현돼 마지막 페이지가 남을 때까지 생생하게 전달됐다.

     

    옛 금강산 여행에서 내가 조금 더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 오랜 과거로부터 금강산의 경치를 직접 경험하려는 한국인들의 열망은 신분을 초월하고 시대마다 뜨거웠는데, 여행의 순간순간을 기록한 이들이 왜 그토록 열심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과거에는 집을 떠나 먼 곳으로의 이동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여행이란 소수의 신분층에게나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금강산에 다녀온 이들은 자신의 특권적 유희와 감상에 머물지 않았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 처지상 떠날 수 없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고려, 금강산의 절경과 여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도록 기록했다.

     

    신성희 교수
    신성희 교수

    산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예술작품 속에 표현됐고 결국 함께 나누는 '공유재'로, 나아가 '사회적 자연(social nature)'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후대에게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이 단절된 상황이지만 우리는 북한에 있어 가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산수와 자연에 대한 지리적 상상력을 북돋으면서, 통일의 그 꿈같은 날을 끈기있게 기다릴 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를 다시 꺼내어 든다. 지금 냉담하게 등돌린 남과 북의 의미심장한 조우도 정치나 경제학이 아닌, 낭만주의와 시학(poetics)과도 만나는 지점에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해 본다. 왜냐면 1998년 11월, 남북 분단사의 대 전환을 가능케 만든 것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차마 혼자선 가질 수 없던 금강산의 전설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대한 끊임없는 그리움이었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저자 : 유홍준
    서평자 : 신성희 고려대학교 미래국토연구소 교수
    서평자 추천도서 :     
    제인 제이콥스,『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그림비, 2010
    정조,『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판미돔, 2017
    이중환,『택리지:한국풍수지리학의 원전』, 그림비, 2010
    하름 데 블레이,『왜 지금 지리학인가』, 사회평론, 2015
    에드워드S.케이시,『장소의 운명:철학의 역사』, 에코리브로, 2016
    존어리,『모빌리티』, 아카넷, 2014
    이사벨라 버드 비숍,『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살림, 1994
    안드레아 울프,『자연의 발명』, 생각의힘, 2016
    John Berger, Ways of Seeing,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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