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저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을 거쳐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했으며, 모교인 스탠포드 대학 병원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 및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미국 신경외과 학회의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고 모교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 받는 등 장래가 보장된 순간, 36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에 걸려 졸지에 의사에서 환자로 뒤바뀐 처지에 놓이지만, 2015년 3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2년간 암 발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는 이 책에서 문학도였던 자신이 결국 아버지와 형을 따라 의학을 공부하게 된 과정,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끝없는 고민과 갈등, 암을 선고받은 환자의 복잡한 심경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체외 수정을 통해 딸을 낳는데, 이런 행동은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지만 자식을 통해 영생을 꿈꾸는 게 아닐까, 즉 무의미에 저항하는 인간의 의미 추구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는 죽기 전의 매순간을 가족과 즐기며, 마지막에 의미 없는 연명 치료를 거부한다.

이 책은 2016년 미국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였다. 이외에도 그가 힘든 투병생활 중 <뉴욕 타임스>와 <스탠포드 메디슨>에  기고한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 '떠나기 전에' 등의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숨결』에서 본인에게 가장 감동적인 구절은 죽어가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나는 죽어가는 대신 계속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는 표현이다. 

이 책은 울산 의대에서 <죽음학>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서 다음 학기부터 강의할 예정인 <삶과 죽음>이라는 강의를 위한 필독서 2-3권만 추천해달라는 본인의 부탁에 『사후생』과 더불어 적극 추천해준 책이다. 본인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평소에 외면하는 죽음과 현재 누리는 삶,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은 물론 인간으로서 누구나 맞이해야 할 죽음을 어떻게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아울러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본질적인 것보다 비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며 사는지, 과연 살아생전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한다.

원저 : When Breath Becomes Air
저자 : 폴 칼라니티 (PAUL KALANITHI) 
서평자 : 한애경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서평자 추천도서 :     
김형석, 『백년을 살다보니』, Denstory, 2016
김건열외 2인『의사들, 죽음을 말하다 』, 북성재, 2014
아둘 가완디, 『어떻게 죽을 것인가』, 부키, 2015
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스,『인생수업』, 이레, 2006
한국죽음학회,『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 대화문화 아카데미, 2011 
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스,『사후생: 죽음 이후의 삶의 이야기』, 대화문화 아카데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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