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물 및 보고서

    홈으로 > 국회소식 > 발행물 및 보고서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놀이하는 인간 : 놀지 못해 아픈 이들을 위한 인문학

    기사 작성일 2018-08-30 15:19:31 최종 수정일 2018-08-31 10:39:50

    •  
      url이 복사 되었습니다. Ctrl+V 를 눌러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  
    놀이하는 인간.JPG

     

    저자는 19세기까지는 생산자의 시대였고 20세기가 소비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경제 발전이 한창이던 2000년대 이전까지 '놀이'라는 단어는 비생산적인 인생 소모의 한 형태로 사람들 인식에 자리 잡고 있었고 사회나 가정에서도 놀이는 개인적 소모형태로 인식됐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 놀이는 더 이상 비생산적 요소가 아니라 생산성 극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요소로 인식이 점차 변하고 있다.

     

    "놀아라, 양심의 가책을 받지 말고!" 노르베르트 볼츠(Norbert Bolz)의 『놀이하는 인간-놀지 못해 아픈 이들을 위한 인문학』의 머리말 제목이다. "놀고 싶으면 놀아라! 양심의 가책을 받지 말고!"라는 그의 주장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인생에서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문장이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Homo-Ludens)'라는 명칭이 있음에도, 놀이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질타가 이어진다. 저자는 이 같은 비난의 원인을 이해하고 놀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하지 않고 놀이에만 몰두하는 인간은 생산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필요 없는 존재로 여긴다. 국가는 이러한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놀이를 규제해왔다. 저자는 국가의 통제하에서 놀이란 국가에 저항하는 '혁명'과 같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근거로 유럽 기독교에 의해 삶의 가치가 노동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자본주의 탄생의 근본 원인이 됐고, 그 결과 19세기부터 노동과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Economicus)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이를 인류는 문명화 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명문화시켰고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임과 동시에 놀이는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죄악시했다. 이렇게 수세기 동안 진행된 문명화 과정에서 계몽과 과학은 세계를 탈(脫)마법화 시켰으나 그나마 우리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자신만의 놀이 문화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현대 문화에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놀이다. 놀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된 현대인에게 삶을 추진하는 모험심, 인정, 응답과 같은 소망을 충족시켜줄 가장 훌륭한 도구다. 컴퓨터 게임이든 스포츠든 모든 놀이는 모험심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고, 놀이 규칙을 따르는 과정에서 인정은 놀이가 제공하는 경쟁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응답은 놀이에 의한 보상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

    최성원 교수
    최성원 용인대 교수

     

    이 책은 놀이가 우리를 '매혹'하며 '낙원으로 유혹'한다고 평가한다. 놀이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생산성을 저하하는 요소로 평가 되지만 놀이 규칙을 통해 좋은 질서가 보장되고, 그 질서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놀이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보다 '더 나은 세계'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놀이의 매력과 유익함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놀이가 시작되면 우리는 일상의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은 몰입(Immersion)을 체험한다. 놀이는 참가자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고, 이 성취감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그뿐 아니라 놀이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의미한다. 우리는 게임의 규칙을 지키면서 즐거움을 찾게 되고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규칙에 입각한 놀이로 변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놀이란 창의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대표적인 인물로서 스티브 잡스를 들고 있다. 놀이에는 창의성과 생산성의 요소가 숨어있다. 놀이는 오늘날 창의적 잠재력으로서 현실에 침투하고 있고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제 놀이에 집중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이러한 놀이 문화는 창조성이 중요하게 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중요한 생산적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과거의 수직적인 회사 문화를 점차 변화시키고 있다. 

     

    저자 : 노르베르트 볼츠(Norbert Bolz)
    역자 : 윤종석, 나유신, 이진
    원저 : Wer nicht spielt, ist krank
    서평자 : 최성원 용인대학교 교수
    서평자 추천도서 :     
    이시다 히데타카 저, 윤대석 역, 『디지털 미디어의 이해: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시대 읽기』, 사회평론, 2017
    이종관 저,『포스트휴먼이 온다』, 사월의책, 2017
    김기찬,송창석,임일 저,『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담을 헐고 연결하고 협력하라』, BM성안북스, 2015
    권호정 외 저,『호모 컨버전스: 제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아시아, 2016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 CCL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표시 조건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