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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

    기사 작성일 2018-09-14 09:17:28 최종 수정일 2018-09-14 09: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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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JPG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전자산업 분야에서 삼성, LG, SK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자산업에 기반이 되는 부품·소재의 경쟁력은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많이 부족하고, 여전히 후발주자의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지금까지 국내 전자산업이 전자 부품·소재 최대 강국인 일본을 기반해 성장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으로써 대일무역역조의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의 전자·디지털소재 업체는 화학, 전자소재 및 부품에서의 세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긴 경제 침체기에도 최고의 수익률과 점유율을 달성했고, 현재 일본 경제의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긴 시간동안 일본이 전자소재·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단순히 선진공업국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전자재료왕국 일본의 역습'은 이러한 질문에 일부 해답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즈미야 와타루)는 반도체 전문기자로서 오랫동안 일본 반도체 산업 현장을 취재하면서 전자재료·디지털소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JSR(포토레지스트), 신에츠(실리콘 웨이퍼), 후지필름(광학 필름), 닛폰 고도지 공업(콘덴서), 아사히 글라스(평판디스플레이기판), 교리츠 공업(액정프레임 접착제) 등 수많은 업체들을 탐방했다. 약 1년에 걸친 집중 취재를 통해 기자의 예리한 눈으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자재료 업체들의 기업 철학, 생존 전략 및 성공 비밀을 객관적 자료를 기반으로 철저히 파헤쳤다. 

     

    손희상 교수
    손희상 광운대 교수

    여러 해석들 (완제품업체-소재업체의 끈끈한 협력, 성숙한 내수시장 등)이 제시됐지만, 가장 중요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것은 '인내와 끈기'였다. 즉, '모노즈쿠리'로 대표되는 일본 특유의 섬세한 감성, 품질에 대한 끝없는 집착, 어떤 유혹이 있어도 본업에 흔들리지 않으며 한 우물만을 파는 우직함의 제조 철학을 바탕으로 장기간(10~30년) 미래 시장을 위해 투자한 일본 기업들의 인내심이 '전자재료'라는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에 따르면, 후지필름의 사사키 이사는 "재료 업체는 긴 개발 시간과 상품화까지의 시행착오 기간을 감수해야만 한다"며 "수개월 안에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재료 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단순히 긴 개발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개발에 아무리 힘을 써도 몇 년간 전혀 성과가 없었다. 중소기업이었던 우리에게 매년 1억엔의 개발비는 참으로 버거웠다"는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얘기는 부품소재의 최고기업이 단순한 인내가 아닌 장기간 기업생존의 위협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끈기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우리에게 눈을 돌려보자. 한국에서 부품이나 소재업체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100년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한국기업들이 은근과 끈기를 요구하는 소재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고, 그만큼 인내할 수 있는 체력, 지력과 전략을 가진 업체도 많지 않다. 그러나 전방산업(완제품)의 성장은 후방산업(소재·부품)의 뒷받침 없이는 한계가 있고, 최고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는 소재·부품 산업분야의 경쟁력이 절실하다. 

     

    소재·부품 산업은 인내와 끈기의 산업이다. 소재·부품 업체들은 오랜 개발 시간과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개발과 지식을 축적해야만 현 소재·부품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된 일본 업체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의 기술력, 자본력, 관련 산업 인프라를 장기간의 호흡으로 구축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저자 : 이즈미야 와타루(Izuiya Wataru)
    역자 : 김성은, SSCP(주) 전자재료사업부 
    원저 : 電子材料王國ニッポンの逆襲/泉谷涉
    서평자 : 손희상 광운대학교 교수
    서평자 추천도서 :     
    데이브 레비턴 저, 이영아 역, 『과학 같은 소리 하네: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 더퀘스트, 2018
    강창훈 저,『철의 시대 철과 함께한 인류의 역사』, 창비, 2018
    요시다 타카요시 저, 박현미 역,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우주, 지구, 인체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해나무, 2017
    마크 미오도닉 저,『사소한 것들의 과학: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 MI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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