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등학생 성소미 양(18, 대구)은 국회의사당 돔에 관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소미 양은 "국회의 파란색 돔에는 무엇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국회ON팀에 보내줬습니다.

   

A. 그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로보트 태권브이가 국회의사당 돔 안에 살고 있다고요. 나라에 위기가 생기면 돔이 열리고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이야기죠. 밑지름이 64m에 달하는 육중한 돔의 모양을 보면 그럴 듯한 이야기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북한이 잇따라 핵위협을 하고, 국정농단 세력이 나라를 흔들고,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했는데도 태권브이가 출동하지 않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푸른 돔은 국회의사당 건물 안에서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돔은 속이 빈 반원형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속이 비었는데도 그 무게는 1000t에 달하죠. 이 어마어마한 무게는 회백색의 처마와 파라펫, 8각 기둥의 24개 각주가 받쳐주고 있습니다. 원형의 돔은 '다른 의견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원과 같이 하나의 결론으로 통합된다'는 의회정치의 본질을, 24개의 기둥은 1년 24절기와 하루 24시간을 상징합니다. 24절기, 24시간 내내 국민들을 생각하며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돔은 동판으로 씌워졌기 때문에 처음에는 붉은 색을 띠었지만 점점 녹슬면서 지금과 같은 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돔의 색깔과 관련해서 야사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식사 중이신 독자가 있다면 '뒤로 가기'를 권해드립니다. 

 

돔이 완성됐을 당시 정일권 국회의장은 붉은 색 돔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사 담당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돔 색깔이 변한다고 설명했지만 의장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고, 이에 사무처 건설담당 간부가 돔에서 오줌을 누고 동판이 녹슬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설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던 선우종원 전 총장의 회고록 '격랑 80년'에 이렇게 소개돼 있습니다. 

 

돔이 완성되자, 정 의장은 "아니, 저 위엔 왜 이렇게 붉은 철판이 올라가 있소?"라며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붉지만 시일이 지나면 산화돼 청동색으로 변하게 됩니다"라고 설득했지만 "정말 그럴까?" 고개를 갸우뚱했다고요. 이후 한 간부가 돔 위로 올라가 거무스름하게 물 흐른 자국을 만들었습니다. 그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어젯밤에 일부러 저 위로 올라가 오줌을 눴습니다. 저게 그 자국인데 잘 보십시오. 저렇게 거무스름하게 됐다가 나중엔 정말 청동색으로 변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푸른 돔은 국회의사당의 상징이 됐습니다. 국회의사당을 보면 푸른 돔이 가장 먼저 눈에 띄듯이, 2017년 새해에는 국회를 생각하면 돔이 의미하는 의회정치의 본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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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연 기자 gusiqkqwu@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