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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영화 복원 국회 토론회…"안정적 재정 지원해 자발적 성장 유도해야"

    기사 작성일 2019-06-17 17:20:21 최종 수정일 2019-06-17 17: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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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 열려
    한국영화 디지털 복원사업 침체…예산 부족으로 산업기반 구축에 실패
    안정적 지원으로 민간 투자 촉진되면 국고 의존도 감소하고 해외시장 진출 가능

     

    17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국내 고전영화의 디지털 복원을 위해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소한의 재정 지원으로 시장 기반이 조성되면 이후에는 민간의 참여가 늘어나 자발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17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17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상미 기자)

     

    발제에 나선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각 나라별로 고전영화 디지털화를 위한 노력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국의 영상자료원에서 자국의 고전영화와 복원사업을 홍보하고자 복원한 영화를 적극적으로 출품하고 있다"면서 "한국 고전영화의 복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예산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2007년경 시작된 국내 고전영화 복원사업은 유럽·미국 등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복원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선두그룹으로 급부상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칸국제영화제' 복원섹션에 3년 연속 출품하며 주목받았고, 2015년에는 유현목 감독 영화 '오발탄(1961년)'의 영문자막을 전부 없앤 디지털 복원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영화 한 편의 자막을 모두 제거한 것은 세계 최초였다.

     

    하지만 이후 한국영화 디지털 복원사업은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해 업체 출혈이 가중되면서 산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또 핵심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기술인력의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영상자료원에 따르면 2016년 4K(고해상도) 복원 기술이 도입되기 전, 영화를 2K(저해상도)로 복원할 경우 우리나라는 편당 보통 1억~1억 20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당시 일본이 평균 2억 9000여만원을 지원한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료=17일(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자료=‘한국영화 100년,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 자료집)

     

    김 교수는 "필름은 워낙 열악한 물리적 실체이기 때문에 (손상되면)상상을 초월하는 형태로 보여진다"면서 "한국 영화 복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화필름 복원을 통해 미래 관객에게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전달할 수 있고, 해외 영화제에서 상영함으로써 한국 고전영화의 우수성 홍보와 우리 영화의 진흥을 꾀할 수 있다"며 "노동집약적인 복원 작업으로 청년실업과 장애인 고용악화 등 고용문제 해결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옥임식 화력대전 대표는 "영화제 출품 등의 이유로 6개월 안에 (복원을)끝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인데, 2012년 영화 '또순이' 복원 당시 평균 근로시간이 하루 16시간 정도였다. 이렇게 주 6일을 작업했다"면서 "2004년부터 10년여간의 평균 연매출은 1억원이 되지 않았다. 이 비용으로 7명의 직원을 운영하기는 너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옥 대표는 "(영화 복원)예산의 중요도가 낮게 되어 있어서 정권과 시기에 따라 (예산 지원)변동 폭이 컸다"며 "중장기 재정 지원을 통해 복원업체 시설투자와 고용이 촉진되고 이를 통해 고용인력이 안정화되면 인력의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장도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가장 필수라고 지적했다. 영화의 디지털 복원사업은 수익창출 잠재력이 무한한 블루오션이어서 최소한의 지원을 통해 자발적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2016년부터 4K 디지털 복원이 불가피해지면서 비용 및 품질 문제에 직면했고 저난이도 작품 위주로 복원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관 주도의 복원사업에서 민간 부문으로 확장하는 데 실패한 상태"라며 "복원업체의 자립 기반이 확보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원해야 할)대상 물량이 많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 디지털 지형도와 연계해 다양한 수익 모델 구성이 가능하다"며 "지원 안정화로 민간부문의 시설과 고용 투자가 촉진되면 국고 의존도가 감소하고 해외시장 경쟁에 진입할 수 있으며 문화강국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용 감독은 ‘혈맥’(1963)
    김수용 감독 영화 '혈맥(1963)'의 디지털 복원 전후 비교.(출처=토론회 자료집)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영어자막 번역가인 달시 파켓은 외국인들이 한국 고전영화에 많이 끌리고 있다며 복원에 더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달시 파켓은 "매년 유현목 감독의 걸작 '오발탄'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처음으로 복원된 '오발탄'을 소개하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영화 복원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고전영화를 더 관심있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의 과거 이야기와 풍경들에 그만큼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우리 영화는 200여 편에 달한다고 알려져있지만, 보존돼 있는 건 10여편이 전부이며 1960년대 작품까지도 절반 넘게 보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고전영화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은 단지 지난 과거를 되살리는 의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영화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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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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