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임위ㆍ본회의

    홈으로 > 국회소식 > 상임위ㆍ본회의

    국회 문체위,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청문회…감독 등의 상습폭행·사건은폐 증언 나와

    기사 작성일 2020-07-22 17:40:00 최종 수정일 2020-07-22 19:24:52

    •  
      url이 복사 되었습니다. Ctrl+V 를 눌러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  

    "폭행 없다"던 동료선수 입장 바꿔 "감독 폭행 목격했고, 나도 때렸다" 진술
    사건 커지자 김규봉 감독, 선수들에게 "폭행 없었다" 위증 요구했다 증언도
    관계기관에 신고·진정했지만 소용없어, 경주시 사건접수 받고도 문서접수 안해
    인권위 수사기관 처리 권유하고, 협회는 가해자에 확인전화 하는 등 부실대응
    최숙현父 "억울하게 당하는 운동선수 없도록 '최숙현법' 입법화 해달라" 호소

     

    고(故) 최숙현 경주시청 철인 3종팀(트라이애슬론팀) 선수가 감독과 운동처방사(팀닥터) 등에게서 상습적인 폭행·폭언을 당했고, 감독이 없었던 일로 선수들을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도종환)가 22일(수) 전체회의를 열고 진행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다. 여야 의원들은 최 선수가 피해사실을 알린 6개 기관 대부분이 부실대응으로 일관한 점을 지적하며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2일(수) 진행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 모습.(사진=뉴시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2일(수) 진행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 모습.(사진=뉴시스)

     

    고 최 선수의 동료인 김도환 선수는 "(최 선수를 직접 폭행한 적이)있다. 육상훈련 도중에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한 대 가격했다"며 "(김규봉 감독의 폭행·폭언도)봤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폭행이)있었다"고 말했다.

     

    경주시청 철인3종팀 소속 최 선수는 김규봉 전 감독, 안주현 전 팀닥터, 장윤정 주장 등에게서 폭언·폭행과 가혹행위를 수차례 당했다. 최 선수는 지난 2월 6일 경주시청에 진정을 넣을 것을 시작으로 대한철인3종협회, 국가인권위원회,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등에 진정·신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6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감독이 직접 폭행뿐만 아니라 안주현 전 팀닥터에게 폭행을 교사·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주현 팀닥터가 최 선수를 폭행하자, 김 감독은 선배들이 관리를 잘못했다고 대신 맞으라고 해 팀닥터가 1시간을 폭행했다"며 "김도환 선수도 당시 피해자인가"라고 물었다. 김 선수는 훈련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야구방망이로 수차례 맞았고 폭언과 폭행을 경험했다고 진술했다.

     

    김규봉 감독이 최 선수 사건이 불거지자 선수들을 상대로 폭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위)진술서를 써달라고 요청을 받은 적 있는가"라고 물었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였던 정현웅씨는 "있다"며 "(김규봉 감독이)폭력한 적이 없다는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답했다.

     

    22일(수)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환 경주시 선수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22일(수)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환 경주시 선수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체육계의 폭언·폭행 사건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관계기관의 부실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경주시와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들이 사건을 진정했음에도 별도의 문서나 녹취를 남기지 않았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숙현의 아버지가 가혹행위에 대해 30여분 간 구두로 신고했는데 서류로 남기지 않지 않았다"며 이유를 물었다. 문희정 경주시청 주무관은 "구두로 접수한 내용을 서면으로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 메모형식으로 작성했지만, 문서접수는 안 했다"며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철인3종협회는 2월 10일 사건을 인지하고, 가해자인 김규봉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 확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가해자로 지목받은 사람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이 올바른 조치인가"라고 다그쳤고, 기우경 대한철인3종협회 부장은 "지금 돌이켜 보면 잘못된 거였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는 4월 8일 신고접수 이후 철인3종협회에 협조를 구했다. 김 의원은 "(사건을)축소·은폐시킬 것 같은 협회에 먼저 협조를 구하고 당사자에게는 그 뒤에 연락하는 것이 옳은 절차인가"라며 "우선 조치를 해야 할 피해자 보호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가해자에게 먼저 연락하거나 가해자에게 연락할 수 있는 기관에 연락함으로써 사실관계 조사를 어렵게 하거나 은폐할 기회를 줬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신고 접수 이후 사법기관 처리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최 선수)아버지와 통화에서 고소의향을 물은 후에 (조사가)3개월 넘게 걸릴 수 있어 사법기관에서 처리하는 게 빠르다고 했다"며 "인권위 조사규칙은 진정을 3개월 이내에 처리한다고 돼 있다. (이런 안내가)적절했는가"라고 물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통상적인 공지였다"며 "(그런 발언은)적절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체육 관계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에 적절한 권한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는 권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예산 압박 정도밖에 할 수 없으니 실효성이 없는 것"이라며 "직접 수사나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 입법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가 22일(수)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씨가 22일(수)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이)안 맞는 날이 거의 없다고 돼 있다. 선수를 이런 식으로 키워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매우 잘못됐다. 현재 실업팀 관리가 시·군·구, 경제단체 등 1천여개 이상 단체가 유관돼 있다"며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책임과 권리관계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딸이 살아생전에 인권위 등 무수히 많은 국가기관에 진정을 넣었지만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국회 차원에서 억울한 죽음을 끝까지 밝혀주고, 더 이상 억울하게 당하는 운동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최숙현법'을 꼭 입법화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 CCL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표시 조건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