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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숲의 역사

    기사 작성일 2022-05-31 15:25:35 최종 수정일 2022-05-31 15: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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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끊임없이 변화하는 산림 그리고 지속가능성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숲이 필요하다. 모든 숲은 단 한 번만 존재하기 때문이다.…숲의 이용에서 중요한 건 절충점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복잡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어느 한쪽의 의견뿐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어야 할 민주주의의 한 모델이다."(190쪽)

     

    인간은 자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즉 대자연이라는 어머니는 변화하지 않고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 설령 지금 내 앞에 있는 숲은 그렇지 못할지언정, 지구상 어딘가에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생태적으로 안정적인 극상림이 존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영원히 평온한 숲은 정형적인 풍경으로 숲을 대하는 우리의 이념과 문화에 기인한 것이지 현실이 아니며, 자연은 스스로는 안정적이나 인간의 개입으로 불안정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숲은 매 순간 광합성, 호흡, 증발산과 같은 생리적 현상은 물론, 식물과 동물의 생장과 경쟁, 공생과 분해를 통한 생태적 변화와 발전이 계속되는 곳으로, 자연에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숲은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또 어떠한 길을 앞에 두고 있는가? 숲이 당면한 문제들은 무엇이고 그 해법을 위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

     

    본 책은 크게 네 부분 즉, 나무로의 진화, 생태계로서의 숲의 천이, 인간의 간섭과 숲의 위기 그리고 숲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보호로 나누어진다. 보다 구체적으로 먼저, 40억년 전 바다에서 시작된 지구의 생명현상이 4억년 전 육지로 상륙해 이끼, 고사리를 거쳐 나무가 되기까지의 생물학적 변화와 마침내 3억 7천년 전 최초의 숲이 형성된 이후 나자식물과 피자식물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연료의 대부분이 만들어진 석탄기와 이후 화석연료로의 변환과정을 설명한다. 두 번째, 숲 생태계에서 식물, 동물, 미생물의 역할과 공존,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생활공동체로서의 숲이 가지는 구조적 기능적 다양성을 설명하고 지구가 겪어온 여러 번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통한 천이의 과정과 각 기후대별로 생성되는 숲의 종류를 설명한다.

     

    세 번째로는, 인간 활동이 숲에 미치는 영향의 시간적 변화를 설명하였다. 약 2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홀로세가 시작할 무렵 인간의 활동은 사냥을 통해 초식동물을 제거하는 등 숲의 확산에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농사와 더불어 시작된 마을과 토지 이용의 변화는 숲의 확산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주거지 건설을 위한 대경목의 벌채는 맹아로 번식된 키 작은 왜림과 맹아림에 큰 나무가 섞인 중림, 방목의 증가로 인한 방목림 등을 탄생시켰다. 이후 강과 인접한 지역에 도시가 발달하면서 수로를 통한 목재의 운송이 원활해지자, 숲의 파괴는 가속화 되어 막대한 열을 사용하는 염전, 광산, 유리 생산 등 상업적 이용이 본격화되고 산림 면적은 문명이 몰락할 위기로 받아들일 만큼 빠르게 사라졌다.

     

    책의 끝부분에서는, 위기감이 몰고 온 숲에 대한 인식의 전환, 정책의 변화를 설명한다. 1368년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1560년에는 최초의 산림 및 나무 규정이 제정되고, 17세기에 이미 '지속 가능성'이 산림 경영에 도입되고, 18세기 중반 이후에는 전문적인 산림관리를 위한 산림 교육 기관들이 설립되었다. 특히 석탄의 등장은 나무 사용을 줄이고 대규모 숲의 조성을 가능하게 하였다. 무기질이 빈약한 척박해진 땅에 적합하면서도 생장이 빠르고 목재 수확이 좋은 가문비나무와 소나무가 주로 식재되어 현재 독일 등 유럽의 숲의 토대가 되었다. 숲의 조성은 숲에 대한 이념을 만들었고 이렇게 발생한 관념과 이념이 숲의 자연적인 발전이나 실제적인 이용보다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좌우하였다.

     

    자연에는 안정성도 지속가능성도 없다. 하지만 인간이 창조한 이념과 문화는 이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한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그들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하였다. 산업혁명 이전 육지면적의 50%였던 산림이 현재는 30%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아직도 매년 우리나라의 산림 면적과 비슷한 면적의 산림이 파괴되고 있다. 과연 우리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그들의 방식을 방해하지 않고 있는가? 14세기 인류는 종교 개혁과 더불어 토지 이용 체계를 개혁하였고 숲과 나무를 보호하기 시작하였다. 저자는 숲의 역사를 통해 우리도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혁이 필요함을 피력하고 있다.

     

    저자: 한스외르크 퀴스터(식물생태학 교수) 
    역자: 이수영
    출판사: 돌배나무
    출판일: 2021. 11.
    쪽수: 202
    서평자: 김현석(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580. 숲, 다시 보기를 권함.jpg
           페터 볼레벤 지음 / 박여명 옮김 / 더숲, 2021 / 371쪽

     

    580. 탄소로운 식탁.jpg
                  윤지로 지음 / 세종서적, 2022 / 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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