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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조세와 재정의 미래

    기사 작성일 2022-06-08 09:45:33 최종 수정일 2022-06-08 09: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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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조세와 재정의 미래를 가찰(苛察)하다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의 조세 실현, 재정에의 기여와 재정으로부터의 혜택 간 균형 유지, 납세자의 능력을 고려한 조세부담 배분,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연금 설계, 근로·가족·출산의 가치를 중시하는 복지 추구,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 구축,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서 창출된 이윤의 재산권 보장 등의 기본적 가치에 충실한 제도를 설계할 때 지속 가능한 성장, 복지, 재정도 가능할 것이다."(361쪽)

     

    우리 정부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이래로 전례가 없는 규모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한 결과 정부지출 및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인구 고령화로 부양인구가 증가하게 되면 건강보험 및 복지 관련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연금제도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대두될 것이며,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로 국민 1인당 조세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한국 경제가 재정지출 확대를 감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국가채무 확대'와 '증세'라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국가채무 수준(국제통화기금 기준)이 2020년 GDP 대비 48.7%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증가 속도는 매우 우려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나아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공기업 부채'와 '가계 부채'의 규모가 매우 커서,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증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증세 없이 국가채무 확대만으로는 다가올 재정적 도전을 감당할 수 없으며, 구조적인 문제로 증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지속 가능한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해서는 증세 방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람직한 증세 방향은 무엇일까? 큰 조세저항 없이 재정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넓은 세원의 보편증세'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어느 시대에서나 쟁점이 되고 있는 '부자 과세'는 부의 불평등 완화에는 효과가 있지만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입장 역시 확고하다. 또한 자본소득은 악(惡)이며, 노동소득은 선(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 이러한 주장은 어디까지나 재정수입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며,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교수의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 first century)』에서처럼 부와 소득의 불평등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반드시 독자들 모두 염두에 두기를 권하고 싶다.

     

    전주성 교수도 『재정전쟁: 세금과 복지의 정치경제학』에서 '슈퍼리치(Super Rich)'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은 조세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이나 자산이 대기업과 자본가들에게 이미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소득과 부가 커지면 세금의 비중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부자가 세금을 더 내는 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자신들이 노력한 대가 이상으로 부를 축적하였다면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분명히 질 필요가 있다는 관점에서도 조세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최선의 복지를 위한 증세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와 같이 보편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견해도 있지만, 한정된 복지재원을 아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자는 '선별적 복지'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어 균형적인 시각에서 양자가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앞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복지를 지향할 것인지는 증세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효율적인 증세의 방향뿐 아니라 재정건전성 문제의 핵심이 지속 가능한 경제의 성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한 국가의 조세수입은 그 나라 국민의 소득 규모에 의해 제약되는 것이며, 이러한 주장은 학자들 간에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진보할수록 정부지출과 국가채무 총량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GDP 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때 비로소 재정적 위험이 온다는 시각에서 조세와 재정의 미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저자: 홍순만(연세대학교 교수)
    출판사: 문우사
    출판일: 2021. 11.
    쪽수: 383
    서평자: 황인욱(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581. 재정전쟁.jpg
                     전주성 지음 / 웅진씽크빅, 2022 / 284쪽

     

    581. 21세기 자본.jpg
         토마 피케티 지음 / 장경덕 외 옮김 / 글항아리, 2014 / 8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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