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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기사 작성일 2019-05-31 09:26:03 최종 수정일 2019-05-31 09: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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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우리는 이 책이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미래학 관련 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책의 부제에서 '10년 후의 한국'을 보여주겠다고 했으니 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미래의 모습을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또 우리에게 '생존전략'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미래학 관련 서적과는 분명 다르다. 저자는 용감하게도 미래가 불확실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서 '정해진 미래'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우리가 미래의 시간대에서 오지 않는 한 현재의 우리가 미래의 시간대에서 '벌어질' 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인구 및 인구구조의 변화를 잘 관찰하면 미래를 이해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필자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도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나 개인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결정할 때에도 인구 변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함과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인구 문제에 관심을 갖기 바라기 때문이다.

     

    인구는 이전에도 사회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 변수로서 주목받아 왔다. 최초의 근대적 인구이론을 정립한 맬서스(Thomas R. Malthus)는 그의 『인구론』에서 "식량자원의 증가속도와 인구의 증가속도 간의 괴리 때문에 인구는 적극적인 방법과 도덕적 억제를 통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자원의 크기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게다가 맬서스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망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오늘날 맬서스의 인구이론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2000년대 초부터 조금씩 논의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 이미 잘 알려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첫째,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논의방식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가령 기존 논의구조는 급격한 고령화에만 주목해 성장잠재력의 감소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과 같이 사회적 부양부담 증가에 따른 거시 담론에 집중했다면, 저자는 이런 변화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가 초래할 미시적 일상생활의 변화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신생아 수(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다. 통상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1955~1974년에 태어난 세대는 매년 신생아 수가 90만~100만명씩 태어났지만, 그 후 출산율이 매년 감소해 급기야 2017년에는 신생아 수가 30만명대로 떨어졌고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이었다. 장기적인 신생아 수의 급격한 감소는 학령인구의 감소,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고령인구의 증가, 1인 혹은 2인 가구의 증가 등과 같이 인구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고 이것은 국가, 사회는 물론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최상오 학예연구사
    최상오 학예연구사

    둘째, 이런 변화에 대한 새로운 대응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과거의 관행이나 현재가 아니라 '어느 정도 정해진 미래'를 기준으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1984년에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2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가족계획정책이 1996년까지 지속된 사실,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나 신규 교사를 계속 임용한 사실 등 우리는 정부 정책이 현재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수립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의외로 많이 접할 수 있다. 개인(가구)의 경우에도 이와 동일하다. 우리가 대형·중형·소형의 아파트를 구입할 것인지 혹은 내년(2020년)부터 대학 지원자 수가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어진다는데 사교육을 계속 시켜야 하는 것인지 등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할 수 있는지 갈림길에 놓여있다.

     

    다음에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변화된 상황에 맞게 우리(정부·기업·개인)의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들의 출산 의지는 정부 차원에서는 고용과 주거 안정, 직장 차원에서는 직장 이익을 위해 개인 이익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인식과 문화 등이 개선돼야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출산과 양육을 가족 부담(가족투자)에서 사회 부담(사회적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저자는 경제와 사회의 다운사이징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하면 현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잘 작동했다 하더라도 그 정책 효과는 십수년 이상이 지난 다음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학교와 선생님 수를 줄이게 되면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한다거나, 마찬가지로 대학입시제도도 개혁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첨언한다면, 미래는 인구뿐 아니라 기술, 제도, 사회적 지적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데 이 책은 인구 이외의 다른 요인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미래를 예측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제 우리가 맞이하는 미래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불확실할 것이지만 그래도 이 책이 다가올 미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저자 : 조영태
    서평자 : 최상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서평자 추천도서 : 
    맬서스 저, 이서행 역, '인구론', 동서문화사, 2016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인구전쟁 2045 – 인구변화가 가져올 또 다른 미래', 크리에이터, 2018
    지지통신사 저, 이경수 외 역,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지성과감성, 2018
    조영태 저,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 인구변동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미래예측법', 북스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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