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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권위와 방임 사이에 협력이 있다

    기사 작성일 2020-12-23 09:15:24 최종 수정일 2020-12-23 09: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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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끝까지 의좋게 남아야 할 동업관계, 부모-자녀 관계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능력, 기호, 신념, 가치관, 개성, 목표, 방향 등 아이의 본모습을 알고, 그 모습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는 삶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에게는 균형을 맞추며 수행해야 할 두 가지 역할이 있다. 하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가 자기 모습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 자신의 지혜·경험·가치관이 반드시 아이에게 이롭도록 하는 것이다."(345페이지)
      
    올해는 너나 할 것 없이 정신없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의 끝자락을 무사히 보내려면 계속 애를 써야할 것이고, 다가오는 새해도 맘 편히 맞지 못할 태세다. 온라인 수업 때문에 가정에서 오롯이 수업을 해야 했던 아이들 때문에 부모와 아이들 역시 많이 지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교적 순탄하게 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날마다 부모-자녀 간 불편한 시간이 이어지는 가정도 꽤나 많을 것이다. 동일한 문제로 매일 자녀와 실랑이를 하고 있거나 새롭게 자녀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발견해 당황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혹은 뚜렷한 갈등은 없지만 관계가 소원해져 어쩐지 서운한 부모가 있다면, 그 문제를 아이나 혹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협력하여 파트너로 해결하고자 하는 저자의 시각을 소개하고 싶다.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개념과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적용해 보일 세 가정을 소개한다. 다양한 세 가족의 이야기는 저자의 강의가 깊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와 발전을 보여준다. 각 챕터마다 끝부분에는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이 집약적으로 제시되며,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도 Q&A로 다뤄주고 있어, 저자가 자신의 이론이 부모들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썼음을 짐작케 한다.
       
    의대 교수이자 아동 심리학자인 저자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모-자녀 간 갈등을 '기대의 부조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와 사회로부터 다양한 기대를 부과 받게 되는데 아이가 지는 특성과 이런 부과된 기대와 요구 사이에 양립할 수 없는 간격이 벌어지는 상태가 기대의 부조화 상태이다. 기대의 부조화 상태에서 여러 조력자가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의사나 정신건강 전문가, 교육자 뿐만 아니라 바로 부모가 아동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아니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때 조력자는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도움을 주며,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냉정하며, 불필요하게 개입하지 않고 정말로 필요할 때만 도와야 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렇게 아이가 충족시키기 어려워하는 기대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며 '미해결 문제'라고 명명하는데 미해결 문제는 모두 '∼하기 어렵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원인에 대해 추측하지 않고, 포괄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특정 문제를 나열하도록 조건 지워진다. 그러면서 이런 미해결 문제에 접근하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니 플랜 A, 플랜 B, 플랜 C가 그것이다. 플랜 A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부모가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정해서 아이에게 강요하는 방식으로 어른들이 아주 좋아하는 방식이다. 플랜 B는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인데 아이에게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걸림돌이 있다는 전제하에 그것을 알아내고자 아이로부터 정보를 얻고 해결하기 위해 아이와 노련하게 협력하는 방식이다. 플랜 C는 일시적으로나마 미해결 문제를 수정하거나 조정하거나 완전히 보류하는 방식이다. 플랜 A는 지양해야 할 방식으로, 플랜 B와 C는 시도하고 활용할 방법으로 소개되는데 저자가 가장 공들이는 방식은 플랜 B이다.

     

    플랜 B는 다시 3단계로 구성되는데 아이가 걱정하는 부분과 아이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가 공감하는 단계이다. 그 다음은 동일한 문제에 대해 부모가 걱정하는 부분과 부모의 관점을 자녀에게 알리는 어른의 생각을 밝히는 단계이다. 마지막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논의해서 해결책에 합의하는 초대하는 단계인데, 이때 해결책은 쌍방이 합의한 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현실성 있고, 양쪽 모두의 걱정을 다루는 상호만족성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영아기부터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실제적인 미해결 문제들을 가지고 보다 구체적인 플랜과 조언(tip)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이 플랜 B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협력하는 방식이 낯설고 오랜 시간이 걸려 보인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강요와 힘에 의한 통제는 오래가지 못하고, 이제라도 파트너십에 익숙해져야 이 관계를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더불어 부모들이 어쩌면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협력의 방법, 플랜 B를 버리고 체벌이나 강요, 협박과 보상이 오가는 낯익은 플랜 A로 돌아서고 싶어질 때 부모 마음에서 올라오는 다양한 시험들-불안, 비교, 좌절, 죄책감 등-에 대해 콕 짚어주며 이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정리해준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세 가족 모두 플랜 B를 적용하여 어느 정도 미해결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진전을 보였다는 것이 어쩐지 뻔한 결말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일방적인 부모의 강요로는 절대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조금 더디더라도 부모와 아이가 협력해야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저자의 굳은 신념이 믿음직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매뉴얼만큼은 아니라도 제법 구체적으로 방법을 제시해놓고 있으니 '부모의 영혼을 시험 들게' 하는 다양한 문제 앞에 놓인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저자: 로스 W. 그린(아동 심리학자)
    역자: 허성심
    출판사: 한문화멀티미디어
    출판일: 2020. 7.
    쪽수: 351
    서평자: 강지현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노경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8
2책
    노경선, 오카다 다카시 지음 / 위즈덤하우스, 2018 / 2책

     

    서천석 지음
창비, 2013
331 p.
    서천석 지음 / 창비, 2013 / 3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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