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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좌진 이야기]"안아줘요" 우리를 괴롭히는 황당 전화들

    기사 작성일 2017-06-09 18:09:00 최종 수정일 2017-08-04 1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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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실별 하루 30~80통 전화 받아 

    성희롱 전화, 책 강매 전화도

    유권자-의원 간 갑을(甲乙)관계 악용

     

    "오늘도 전화 연결원이 된 하루~^^! 아침부터 기분 드럽게 남자 신음소리로 시작하네요. 일주일째 우리 의원실을 비롯해 다른 의원실도 돌아가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고."

     

    국회 보좌진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콜센터 전화상담원 등 감정노동자들을 힘들게 하는 악성 전화가 국회 보좌직원도 괴롭히고 있다. 의원실별로 차이가 있지만, 하루 평균 30~80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기자들의 취재 전화부터 소관기관들의 업무 전화까지 다양하지만, 이 가운데는 의원실 업무와 관련 없는 악성 전화도 많다. 

     

    보좌직원 A씨는 "가끔 의원 정치행보나 정책에 대해 조언해 준다는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 '최순실 관리를 왜 못했냐'는 황당 전화가 오기도 한다"며 "한 번은 취객이 전화해 '외롭다. 안아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취객이 전화를 건 곳이 국회의원실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전화 받은 사람이 보좌직원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면서 "화가 났지만 '죄송합니다. 멀리 있어서요'라고 답하며 끊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입법과정에 대한 오해로 인한 황당한 전화도 있다. 얼마 전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A씨의 의원이 공동발의자 명단에 올라 있지 않았다. 법안이 발의되기 위해서는 모두 10명의 의원이 발의자로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대표 발의자가 요청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시민단체에서는 의원실로 전화를 걸어 "왜 법안에 도장을 찍지 않았냐"며 따져 물어와, A씨는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그는 "해당 단체에서 인원을 동원해 집단적으로 전화를 걸어와 대응이 더 힘들었다"면서 "전화 때문에 일의 흐름이 끊기고, 업무 진행이 안 될 때도 많다"고 했다.

     

    국회의원을 상대로 책을 강매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박씨 성을 가진 의원실의 보좌직원 B씨는 "(박씨) 족보위원회에서 족보와 종파가 적힌 책을 택배로 보냈으니 (돈을) 입금하라던 전화가 있었다"고 당시 당황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보좌직원 C씨는 "점심시간이나 오후 6시 이후에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금 받으면서 하루종일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남자 바꿔라, 여자랑 통화할 내용이 아니다'며 막무가내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러한 황당 전화에도 보좌직원들이 강력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C씨는 "민원인의 경우 대부분 지역 유권자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면서 "유권자와 의원실의 갑을관계를 아는 사람들은 이를 악용해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전화를 하기도 하고, 국회에서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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