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동의청원

    홈으로 > 정책마당 > 국민동의청원

    [국회 Q&A] "국회 해태상 아래 '진짜' 포도주가 있다고요?"

    기사 작성일 2017-01-06 15:45:56 최종 수정일 2017-03-31 16:08:08

    •  
      url이 복사 되었습니다. Ctrl+V 를 눌러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  
    국회 Q&A.png

    [편집자주] 국회ON은 국회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국회에 관해 궁금한 것을 질문 받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질문 중 '유익하고 재미있는' 질문을 선정해 답변과 함께 게재하고 소정의 상품도 보내드립니다.  국회를 방문하실 때 평소 국회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방문자센터나 본관 안내데스크에 있는 질문함에 넣어주세요. 여러분의 다양한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Q. 직장인 김보라 씨(31, 경기도 파주)가 작성한 해태상에 관한 궁금증입니다. 보라 씨는 '국회 해태상 아래에는 포도주가 있다고 하는데 그 포도주는 어떻게 꺼내죠?'라는 질문을 보내주셨습니다. 

    국회 정문 안 쪽에 위치한 해태상
    국회 정문 안쪽에 위치한 해태상

     

    A.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정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해태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해태를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신수(神獸)로 여겨 왔다고 합니다. 이 해태상 한 쌍이 33만여㎡(약 10만평)의 광활한 국회를 지키고 있죠. 

     

    국회에 해태상 한 쌍이 둥지를 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단서는 1975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던 고(故)선우종원 전 총장의 회고록 '격랑 80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기록에 따르면 국회에 있는 해태상은 시인 겸 소설가 월탄 박종화 선생의 제의로 세워졌습니다. 당시 박 선생은 "의사당을 화재에서 예방하려면 해태상을 세워야 합니다. 전에 조선시대 경복궁이 큰 화재로 전소된 뒤 복원 공사 때 해태상을 세워 이후 화재를 예방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의사당에도 해태상을 세우는 게 좋을 듯합니다"라고 강력하게 제안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예산이었죠. 선우 전 총장은 해태가 해태제과의 상징인 점을 감안해 당시 박병규 사장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해태제과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당시 서울대 미대 이순석 교수에게 부탁해 해태상을 조각했습니다. 

     

    기단공사를 마칠 무렵 박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 좋은 날 술 없이 잔치가 되질 않지요." 

     

    이후 해태주조에서 생산하는 포도주를 각각 큰 독에 담아 함께 묻었다고 합니다. '해태 30년사'에는 노블와인 백포도주를 해태상 기단 아래에 각각 36병씩 총 72병을 묻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해태상 기단 아래를 10m 정도 파내고, 백포도주를 한 병 한 병씩 석회로 감싸 항아리에 넣어 봉한 것이라고요. 

     

    해태상 아래서 숙성되고 있는 포도주라니……. 맛은 못 보더라도 겉모양이라도 구경하고 싶지만 아직은 만나볼 수 없습니다. 1975년 국회의사당 준공 당시 100년 후인 2075년 경사스러운 날 개봉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8년 후, 해태상 기단 10m 아래에서 잘 숙성된 포도주로 건배할 날을 기대합니다.

     

    강지연 기자 gusiqkqwu@assembly.go.kr

    • CCL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표시 조건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