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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이게 다 뇌 때문이야

    기사 작성일 2017-11-29 09:35:57 최종 수정일 2017-11-29 09: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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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다 뇌 때문이야(마리오 마르쿠스).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 뇌를 보고 조종하는 세상에 관하여

     

    저자 마리오 마르쿠스는 칠레계 독일인으로,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해왔다. 그는 매미 출몰 주기가 7, 13, 17년과 같은 소수(prime number)인 이유를 수학적으로 설명한 과학자로 유명하다. 소수는 1 이외의 수로 나누어지지 않으므로 다른 포식자의 생애주기와 최대한 겹치지 않아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식자의 생애는 4, 8, 10, 20과 같은 2로 나누어지는 수일 것이기 때문이다. 수학으로 자연을 이해하는데 달인인 그가 이번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다는 뇌를 이해하는데 도전장을 내었다. 

     

    처음 책을 펼치면, 파격적인 형식에 놀라게 된다. 방대한 내용이 시집처럼 모여 있기 때문이다. 311개 소제목이 6부로 나누어져 있다. 이 정도면 자신이 아는 모든 내용을 모아 놓은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가리키는 주제는 매우 일관되며 간결하다. 우리가 신비롭게 생각하던 초능력이나 초심리학적 내용들이 더 이상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경과학과 뇌 조절 기술의 발전으로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조만간 ‘사이언스 파서블(Science-Possible)’로 펼쳐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1부에서는 독심술, 염동력, 텔레파시와 같은 초심리학적 현상을 이야기하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렸을 적, 유리 겔라(Uri Geller)의 초능력으로 온 국민이 들썩인 적이 있었다. 사실 초능력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들은 사이비과학에 속하며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명된 것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과감하게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염동력이나 텔레파시와 같은 초심리학적 현상의 재현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2부에서는 ‘뇌 영상기계로 마음을 읽는 독심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뇌 영상장비로 뇌 속을 들여다보며, 그의 생각을 알아낼 수 있다. 뇌가 무슨 판단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고통이나 사랑 등 내 맘속을 타자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 영상 기법은 정신질환의 진단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3부에서는 물체를 생각으로 움직이는 뇌-기계 접속기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듀크 대학의 미구엘 니코렐리스 교수는 우리가 생각만으로 기계손을 이용해 컵을 잡아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뇌 신호를 전기신호로 전환하면 컴퓨터가 신호를 해석하여 물체를 기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척추마비나 반신불수 환자에게 뇌-기계 접속 기술을 적용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4부에서는 뇌의 신호를 측정하고 해석하며,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에 대해 다룬다. 기본적으로 뇌는 전기신호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기신호를 조절함으로써 뇌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이다. 강력한 자기장을 두피에 걸어주면 특정 뇌 부위를 자극할 수 있게 된다. 캐나다 대학의 퍼싱어와 코렌 교수팀은 하나님의 헬멧이라 불리는 경두개 자극기를 개발했는데, 헬멧에서 나오는 자기장으로 말미암아 영적인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밖에도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기술, 광단백질인 옵신을 활용하여 빛으로 신경을 조절하는 광유전학기술, 마이크로 파장으로 뇌를 조절하는 기법을 다루고 있다.  

     

    5부에서는 감각기관 없이도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해 다룬다. 최근 개발된 각종 센서장치를 뇌에 연결하면, 앞을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사람이 새로운 감각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6부에서는 뇌에서 칩으로, 칩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최신기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끝으로 7부에서는 위와 같은 뇌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짚어 본다. “과연 나의 뇌를 내 맘대로 조작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까지인가?”, “뇌의 기능을 확장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면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신경칩 등의 데이터 전송으로 나의 뇌가 해킹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가?” 등 다양한 질문들에 답하기도 전에 이미 신경조절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책에는 요즘 뇌 과학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공지능이나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담보로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없다. 하지만 텔레파시 등 초능력에 대응되는 다양한 뇌과학 기술들을 총 망라하면서도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중용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남 탓, 환경 탓을 하기 보다는 ‘모두 나의 뇌 때문이구나!’라는 통찰을 얻기 바란다. 나의 뇌를 잘 이해하고, 가꾸고, 발전시키는 것이 조만간 다가올 미래 사회의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원제 : Das Nackte Gehirn 
    저자 : 마리오 마르쿠스(Mario Markus)(물리학자)
    역자 : 강영옥
    출판사 : 한스미디어
    출판일 : 2017. 8.
    쪽수 : 357
    서평자 : 김대수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부교수(신경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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