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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기사 작성일 2022-10-12 09:28:08 최종 수정일 2022-10-12 09: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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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부모 자녀 사이, 아름다운 거리 유지하기

     

    "화해는 기나긴 여정이다."(298쪽)

     

    자녀 양육이 어려워진 현대 사회, 우리는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를 고민하곤 한다. 공부를 잘 시켜 좋은 학교를 보내 원하는 직장을 얻고 큰 성취를 이루도록 키운 부모가 과연 좋은 부모일까? 무언가 부족하다. 큰 성공을 하여 멋진 삶을 누리고 있는 자녀라도 부모와 대화하려 하지 않고 먼 거리를 두려 한다면, 어떤 부모도 결코 "난 좋은 부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동 치료사이면서 심리학자인 하임 G. 기노트(Haim G. Ginott)에 의하면, 좋은 부모란 자녀가 성장한 후에도 "난 우리 아이와 여전히 사이가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목부터 부모에게 너무나 슬프고 가혹하다. 딸과의 관계 단절을 통해 자신도 고통을 경험한 저자는 아픈 부모를 최고로 공감하며 인연을 끊는 자녀들의 마음을 날카롭게 분석하여 길고도 긴 화해의 길을 제시해 준다. 어찌 보면 뻔한 심리 분석과 당연한 상담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시대의 부모와 성인 자녀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을 제시하며 마음을 다스려 화해를 위한 행동을 용기 있게 펼치도록 돕는다.

     

    부모에게 저자는 말한다. 단절된 관계에서 부모는 을이고 자녀는 갑이다. 자녀에게 단절은 자부심과 해방을 의미하지만, 부모에게는 부끄럽고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부모 자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역동이다. 생애 초기부터 자녀는 부모로부터 얻는 안정감과 부모로부터 독립의 양가적 욕구를 가지며, 성장을 통해 독립하고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늘어가면서 자녀는 부모와 거리를 두려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러한 정상적 역동을 뛰어넘는다. 긴긴 시간의 고통과 혼란을 견디고 부모로부터 단절이 되어 안식과 평화로움을 찾는 자녀와 그것이 슬프고 억울한 부모의 이야기이다. 부모에게 작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와의 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무조건 항복하고 화해의 길을 걸어야 함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부모와의 완벽한 단절이 자녀에게도 완벽한 평화가 되지 못함을 상기시킨다. 이것은 늙어서도 자녀를 사랑하고 위하는 부모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더불어 작가는 부모에게서 벗어나서 자신을 찾기를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가치관이 영향을 끼침을 강조하여 잘못된 양육만이 단절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며 여정에서 부모가 지치지 않도록 위로를 더한다.

     

    이 책은 아직 자녀가 어린 젊은 부모에게도 치명적 정보를 전달한다. 가정 안의 불행, 자녀의 문제행동, 충돌하는 가치관을 극복하지 못하는 역기능적 양육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는지를 경고하는 위협의 메시지다. 하지만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절대적 우위임을 부모들은 기억해야 한다. 자녀에게 필요한 자원을 부모가 모두 가지고 있으며 부모가 선택하여 지원하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안정되게 얻는 경험은 관계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할 뿐 아니라 건강하고 유능하게 성장하도록 만든다. 이런 경우, 완전히 성장하여 독립한 후에도 자녀의 마음속 어딘가에 부모가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 곁에 없어도, 큰 위기가 닥쳐 위로가 필요할 때, 무덤 앞에서 울부짖으며,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나에게 이렇게 말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찾는 장면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부모가 정성스럽게 자녀를 돌보고 따듯하게 위로하며 올바르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순리이고 부모 자녀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늙어 외롭게 자녀를 그리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성인 자녀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사회, 성인 자녀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부모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왜 부모와 함께 있을 때 괴로울까? 나는 왜 부모를 떠나고 싶어할까? 나를 방치하고 심하게 통제하고 심지어 학대했던 부모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질문에 작가는 답해 주며 젊은이의 마음을 달래준다.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나의 현재 모습에 더 이상 부모의 잘못을 탓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모 때문에 누리지 못한 행복이나 이루지 못한 꿈으로 억울했던 마음을 버리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부모와의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모두에게 영원한 마음의 안전 기지이다. 늙고 힘없는 부모를 보살피고 위로하는 것은 부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의 평화와 진정한 독립에 큰 도움이 된다. 궁극에는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서두에서 나는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좋은 부모의 정의라 하였지만 사실 정확하게 무엇이 좋은 관계인지를 말하지 못했다. 성인 자녀와 부모와의 거리 둠은 당연하지만, 각자에 적당한 간극의 크기가 있을 것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 아름다운 거리를 찾아 유지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임을 제기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저자: 조슈아 콜먼(심리학자, 가족관계 전문가)
    역자: 정보경
    출판사: 리스컴
    출판일: 2022. 2.
    쪽수: 284
    서평자: 정윤경(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하임 G. 기너트 외 지음 / 신홍민 옮김 / 양철북출판사, 2003 / 350쪽
    하임 G. 기너트 외 지음 / 신홍민 옮김 / 양철북출판사, 2003 / 350쪽

     

    지은이: 고든 뉴펠드, 가보 마테
옮긴이: 김현아
북라인, 2018
398 p.
    고든 뉴펠드, 가보 마테 지음 / 김현아 옮김 /북라인, 2018/ 3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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