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30억원 기상레이저 100만~300만원에 매각
내구연장 시, 연간 36억원 예산절감할 수 있어
 
기상청이 지난 5년간 노후된 기상장비 불용품을 고철값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사진·서울 강서 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최근 5년간 매각한 불용품 취득금액 합계가 181억여 원인데 비해 매각금액은 9000여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차이가 180억원, 비율은 취득금액에 0.51%에 불과하다.

 

 

기상청의 불용품 매각 현황 중 취득금액 상위 10위 장비를 분석한 결과, 매각 장비 중에서 취득금액 높아 대당 20억~30억원대의 기상레이더 장비를 100만~300만원의 고철값을 받고 매각했다. 기상청의 향후 5년간 기상장비 구매계획에 따르면 328억원 가량의 국가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장비들도 내구연한이 종료되는 시점이 되면 헐값에 매각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구매계획 중에서 장비 단가가 가장 높은 항공기상장비는 2021년까지 216억원의 장비구매가 예정돼 있다. 기상레이더는 2019년까지 73억원의 구매가 예정됐다. 새로 구매하기로 한 기상레이더, 공항기상관측장비, 윈드시어탐지장비 등은 기상청 외에는 수요처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폐기·매각처분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시점에 헐값으로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기상레이더를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학 및 연구기관과 연계해 레이더 성능 개선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사용연한을 경과한 노후 레이더의 전체를 새로 구매해 교체하지 않고, 핵심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성능을 최신으로 향상시켜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기상청은 선진국의 사례를 적용해 기상레이더의 내구연수를 연장할 경우, 1년 연장 시 대당 3억3000만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기상청의 현업 기상레이더가 11대이므로 1년 연장 시 연간 약 36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추산되는 셈이다.

 

 

한 의원은 "노후된 기상장비가 마땅한 수요처나 재활용 수요가 없어, 고가의 대금을 주고 구입하고 헐값에 폐기처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도 20억~30억원이 넘는 기상레이더를 100만~300만원의 고철 값에 매각한 것은 국가재정 상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레이더의 내구연수를 연장할 경우, 예산절감 효과가 1년에 36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체계적인 유지보수를 통해 기상장비의 수명을 증가시키고, 기존 불용품 해체 후 사용가능 부품의 예비품활용을 늘리는 등의 자구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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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뉴스ON 김진우 기자 bongo79@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