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2018-10-11 10:00:53 최종 수정일 2018-10-11 10:00:53
예금보험공사,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최근 7년간 6만 5000건 개인 계좌추적
금융위원회, 예보의 '묻지마' 계좌추적 관련해 5년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아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당사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수만건의 계좌추적을 했으며, 예보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목)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사진·서울중구성동구을) 바른미래당 의원이 예보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 파산사태 이후 지난 7년간 2만 4000여개의 기업, 6만 5000여건의 개인계좌를 추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묻지마' 계좌추적을 토대로 예보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 기소된 건수는 18건(35명)에 불과해 결국 6만여건의 무고한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보는 부실관련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위해 금융기관에 개인의 금융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예보는 반드시 당사자에게 계좌조회에 관한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예보는 민원발생을 차단하고, 통지비용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예금자보호법이 아닌 '금융실명법'으로 금융권에 개인의 금융정보 자료를 요구했다.
금융실명법으로 하면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실명법은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검사를 위한 것이다. 특히, 예보를 관리감독 해야 하는 금융위는 사안과 관련해 수수방관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예금자보호법(27조)에 따르면 금융위는 예보의 업무를 지도·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금융위가 지상욱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예보의 개인금융계좌조회 업무에 대해 최근 5년간 지적·계도·제도개선 등 별도로 조치한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2015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금융거래정보 사용·관리 현황점검에 대해서도 예보의 자체조사에 맡겨두고 현황에 대해서는 보고조차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 의원은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과정이 정당하지 않으면 법치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진행돼 온 예보의 '묻지마' 개인계좌 추적에 대해 감독기관인 금융위의 실태조사와 이에 따른 제도개선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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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뉴스ON 김진우 기자 bongo79@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