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등 스포츠의 한일전은 언제나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의 한일전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4차 산업혁명 한일전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한참 밀리고 있다. 2018년 WEF1)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에서 일본은 혁신역량 6위(전년도 7위)인 반면, 우리나라는 8위(전년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6위와 8위,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분야별 기술수준, 정책 등을 비교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WEF)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 3차 산업혁명과는 범위, 속도, 영향력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이며, 과학기술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2)3)이라고 하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찾아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분발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에서는 4차 산업혁명 한일전을 분야별로 나누어서 6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투자펀드

 

일본의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투자펀드로는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도하는 소프트뱅크가 있다. 2016년 7월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기업 ARM홀딩스를 3.3조엔에 100% 지분 인수하였고, 2016년 10월 사우디 국부펀드 등과 공동으로 1000억달러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조성(실제는 930억달러, 사우디 450억달러, 소프트뱅크 280억달러 등)하였으며, 2016년 12월 인도 IT 및 에너지(태양광) 산업에 100억달러 투자를 발표하였고, 동년 동월 근거리 인공위성 제조 스타드업 One-Web에 투자하였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엔비디아 지분 5%를 취득하였다.4) 소프트뱅크는 우버·중국 디디추싱·동남아 그렙·인도 올라캡스 등 대륙별 차량공유서비스업체를 장악하였고5) 로봇업체인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구글로부터 인수하였다.6)

 

우리나라의 경우 소프트뱅크 같은 형태의 대형 M&A투자기업은 아직까지 출현하지 않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투자KINDEX미국4차산업인터넷증권' 상장지수펀드는 2018년 들어 26.21% 수익률(2018년 8월)을 기록하였다. 동 펀드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FAANG7) 주식을 주로 담고 있는 '하나UBS 글로벌4차산업1등주플러스 펀드'와 'KTB 글로벌4차산업1등주 펀드'도 2018년 들어 8% 이상 수익을 올렸다.8)

 

◆클라우드

 

2009년 3월 일본 총무성은 행정망에 클라우드 컴퓨팅9)을 활용하는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시작하였다. 2013년 3월 일본 중앙정부는 '정부공통 플랫폼'이라는 명칭으로 가스미가세키 클라우드의 운영을 개시하였고 지방자치단체들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게 했다.10) BSA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스코어카드에 따르면, 일본은 2016년 2017년 1위, 2018년 2위(1위 독일)를 기록하고 있다.11)

 

우리나라는 2015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2017년 7월 시행)하였다. 2018년 8월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기밀과 개인정보사항을 제외하고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2019년 공공기관 클라우드 도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새로 도입하는 클라우드 외에 국가기밀 및 개인정보사항을 위해 종전 시스템을 계속 운영해야 되어서 이중의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국가기밀을 다루는 미국의 CIA도 2013년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한층 강화된 보안성과 함께 20배 이상의 업무효율을 달성하고 있는 사례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기밀과 개인정보도 클라우드를 통해 보다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을 것이다. 

 

BSA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스코어카드에 따르면, 한국의 클라우드 순위는 2016년, 2017년, 2018년 12위이다.13)

 

[이하 각주]

1) World Economic Forum.
2) Klaus Schwab (2015).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hat it means, how to respond, Foreign Affairs, 2015.12.12. 
3) 철학사전(임석진 등 21인, 2009)에 따르면, ‘패러다임'이란 용어는 쿤(T.S. Kuhn, 1922~1996)의 『과학혁명의 구조』(1962)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패러다임은 (1) 기호의 일반화 (2) 모형 (3) 가치 (4) 형이상학적 원리 (5) 본보기 혹은 구체적인 문제 상황 등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요약하자면 '특정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 가치, 기술 등을 망라한 총체적 집합'이다. 패러다임은 과학자 집단에게 탐구해야 할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당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대안적 패러다임을 모색하게 된다. 이른바 '패러다임 전환'이다. 쿤에 따르면 낡은 패러다임은 과학혁명을 통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된다. 

4) 정희석 (2017). 과감함이 돋보이는 일본의 4차 산업혁명, 한국투자증권.
5) 머니투데이 2018.4.11., [MT리포트] 손정의의 차량공유 제국…소프트뱅크가 제왕. 
6) 조선일보 2017.6.9., 日소프트뱅크,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회사 인수.
7)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8) 에프앤가이드 2018.8. ; 한국경제 2018.8.19., 영역 넓히는 '글로벌 4차 산업혁명 펀드'.
9)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란 집적·공유된 정보통신기기, 정보통신설비,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자원을 이용자의 요구나 수요 변화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신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처리체계를 말한다.(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은 인터넷 기반 컴퓨팅의 일종으로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에 연결된 다른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인터넷 상에 자료를 저장해 두고, 사용자가 필요한 자료나 프로그램을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지 않고도 인터넷 접속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상에 저장된 자료들은 간단한 조작 및 클릭으로 쉽게 공유하고 전달할 수 있다. 인터넷 상의 서버에 단순히 자료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에서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의 기능을 이용하여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동시에 문서를 공유하면서 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위키백과) 
10) 이현승, 유호석 (2018). 공공부문 클라우드정책의 방향전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Inshght Report 2018-002호, 2018.8.8.

11) BSA The Software Alliance (2016, 2017, 2018), BSA Global Cloud Computing Score Card.
12) 박춘식 (2017). CIA가 말하는 클라우드 추진전략으로 무엇을 얻었는가. 사이버보안연구소. ; 아이뉴스24 2017.11.29., CIA도 NASA도…클라우드 외치는 美 정부기관.
13) 상게서.
 

천우정 국회의정연수원 교수/행정학(과학기술정책)박사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