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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법안]"모여라~" 국회에 갑질방지법 '총출동'

    기사 작성일 2018-05-04 16:54:43 최종 수정일 2018-05-04 16: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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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의료, 직장 등 사회에 만연한 갑질
    업종별 맞춤형 갑질 근절법 다수 발의
    처벌 강화하거나 구조 개선에 초점

     

    한진그룹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채 잊히기도 전에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 한번 갑질 논란이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비단 한진그룹 일가뿐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을 돌이켜보면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비원 폭행, SK M&M 최철원 대표의 '맷값 폭행',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의 수행기사 상습 폭행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갑질 소식을 접했다. 우리사회의 갑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는 이유다.

     

    ◆일상 속에 만연한 갑질 사례는?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갑질이 일어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손님이 던지는 동전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고, 직장 상사에게서 당하는 모욕적인 언사에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유독 갑질 관련 보도가 많았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공관병에게 손목시계 타입의 호출벨을 착용하게 하고, 뜨거운 떡을 맨손으로 떼어내게 하거나 직무와는 관련없는 텃밭농사 등 사적인 일을 하게한 혐의를 받았다.

     

    의료계 갑질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10월 부산대 국정감사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4년부터 부산대 병원 소속 교수들이 전공의를 상습 폭행했고, 수술실에서 '원산폭격'(머리를 땅에 대고 두발로 몸을 지탱하는 자세)을 시켰다는 의혹도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측에 폭행 교수에 대한 중징계와 피해자들의 분리조치를 권고했다.

     

    간호사들의 갑질은 선후배 사이에서 일어났다. 올해 2월 서울 아산병원 소속 간호사 A씨가 자살을 했는데, 그의 남자친구는 A씨의 직장 내 간호사들 사이에서 '태움'이 있었다며 자살원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태움이란 영혼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은어로, 선배가 후배들을 교육시킨다는 명목 하에 초과 근무, 업무 외 과제,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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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직원에 대한 연수도 정신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해병대 캠프나 군대식 체험을 하는 것도 일종의 갑질로 분류된다. 한국전력은 신입사원들은 해병대 캠프에서 레펠 강하를 하며 연수를 받았고, 국민은행은 100㎞ 행군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직원들에게는 피임약을 지급해 논란을 키웠다.

     

    본사와 가맹점 간 갑질은 흔한 경우다. 생과일주스 전문업체 쥬시(JUICY)는 가맹점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나 곰팡이가 핀 과일을 공급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은 위탁 사육농가를 상대로 품질이 낮은 육계나 사료를 높은 가격에 공급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갑질 막아라" 업종별 맞춤형 법안 발의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갑질 문화를 퇴치하기 위한 법안들이 업종별, 분야별로 맞춤형으로 국회에 발의됐다. 본사와 가맹점 간의 뿌리 깊은 갑을 관계를 우려한 의원들의 목소리는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박찬대 의원은 각각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갑과 을의 관계인 가맹본부가 가맹본사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제와 감시를 하고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유통업 거래 분야에 만연한 갑질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권, 고발요청권, 조정권 등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에게 홍보나 제휴사업 등의 비용을 부담지울 경우 사전에 동의를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갑의 위치인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에게 홍보 등을 빌미로 부당한 이득을 편취하는 일은 막기 위함이다.

     

    농축산업계의 계열화 사업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한 법안도 나왔다. 축산계열화사업은 축산물의 생산·유통·판매를 하나의 경영체가 총괄·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계열화사업자가 농가에 병아리, 사료, 약품을 공급하면 농가는 가축을 사육해 계열화사업자에게 출하하는 식이다. 사실상 계열화사업자와 농가가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처럼 갑을 관계에 속하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농가에서 정상 출하된 가축이 이송, 도축대기 상태에서 폐사하면 이 손해를 농가에 부담지우거나, 낮은 사료를 저렴하게 구입해 농가에 비싸게 넘겨 이윤을 남기기도 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계열화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자는 사업의 현황, 계약사육에 관한 조건과 제한 등의 사항을 수록한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계열화사업자에 대한 평가 및 등급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도 농축산업계의 위법행위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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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는 의료업계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법안도 눈길을 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도전문의와 전공의 사이에 형성된 갑을 관계를 끊기 위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공의에 대한 폭행등 사건에 대한 수련병원등의 장의 조치, 지도전문의 지정취소·자격정지, 수련병원별 수련전문과목의 지정 취소, 전공의 이동수련 등을 보건복지부장관이 명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의무불이행에 대해 벌칙 및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공의뿐만 아니라 선후배 사이에 '태움'이라는 관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간호업계에 대한 규제를 담은 법안도 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태움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두 사람이 할 일을 한 사람이 하도록 하는 등 격무와 과로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고 보고,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를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처벌보다는 현상을 근절하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를 살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공관병 갑질'로 드러난 군 내 부당한 명령행위를 금지하는 '군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개정안은 상관이 직권을 남용해 부하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부하의 권리행사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직무와 관련없는 사적명령 또는 지시를 한 경우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최근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을 가하는 갑질로 인해 이른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지위의 우위를 이용한 추행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처럼 국회에는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만연해 있는 갑질 문화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들이 가득하다. 대부분의 법안들이 상임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조만간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돼 갑질 없는 사회가 건설되기를 기대해 본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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