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12일(수) 서울특별시 대상으로 국정감사 실시
대북 코인사업에 서울시·성남시가 관련이 있다는 의혹 제기
與 "유엔 제재 받는 북한을 돕고, 이적행위를 하겠다는 것" 지적
오세훈 시장 "사실관계 아직 확인 못해…향후 수사 요청도 검토"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 TBS 예산 지원 중단 내용의 폐지안 발의
野 "시장 부임 후 한번도 전액 삭감은 이야기한 적 없어" 입장 물어
오 시장 "현재로선 (시의회와)입장 달라…자체변화 움직임 예의주시"
서울시 등록 비영리법인이 성남FC 후원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국감 이후에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 필요하다면 감사도 하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이채익)가 12일(수) 서울특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의 대북 코인사업 연루 의혹, 서울시 산하 재단법인인 교통방송(TBS) 폐지 문제, 성남FC 후원 통로로 활용됐다는 서울시 등록 비영리법인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대북 코인사업 연루 의혹을 언급했다. 대북 코인사업은 미국의 가상화폐 이더리움 개발자인 버질 그리피스가 2019년 평양에서 대북제재를 피해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방법을 북한에 소개한 것을 말한다. 이 일로 그리피스는 미국에서 징역 63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의겸 의원은 법사위 국감에서 버질 그리피스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인 에리카 강 크립토서울 대표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는데, 이메일에는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버질 그리피스와 에리카 강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북한에 이더리움 연구소를 만들고 이더리움 서버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김 의원이 (국감에서)이야기했다"며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돕겠다는 것, 더군다나 이적행위를 하겠다는 것인데,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김 의원의 발언으로 드러나게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에리카 강이 대표로 있는 크립토서울이 2019년 서울 창업허브 블록체인 협의체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3일 간의 행사를 주도해 서울시 산하 산업진흥원에서 지원금 1천800만원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조 의원은 "그리피스와 에리카 강의 이메일 대화를 볼 때 당시 박원순 시장이나 서울시 간부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던 간부들과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며 "자세히 확인을 하셔야 할 것 같고, 문제가 있으면 경찰 등 사법당국의 조사를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북 코인사업은 서울시도 최근까지 알고 있지 못하다가 최근 법사위 국정감사 경위가 보도되면서 알게 됐다"며 "현재로서는 전임 시장님 시절에 서울시가 어느 선에서 연루됐는지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향후에 상황을 파악해 보고 수사 요청도 검토해 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TBS 폐지 문제도 쟁점이 됐다. 지난 7월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서 제외하고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TBS는 전체 예산의 70%가량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시장님 부임 이후에 (TBS 지원)예산이 삭감된 것은 있지만 계속 지원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시장님이 시정질의 답변에서 한번도 전액 삭감은 이야기한 적은 없고, '제 생각과는 좀 차이가 있는 조례안'이라고 했다"며 입장을 물었다.

오 시장은 "TBS는 언론이고, 공영방송이다. 언론의 경우에는 자정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사실이다. 특정 정당, 그 중에서 특정 계파를 지지를 선언한 사람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그런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6~7월경 TBS 노조에서 자체적인 투표가 있었다. 노조도, 사장도 성찰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바 있다"며 "시의회는 폐지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TBS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로서는 (시의회와)입장을 달리하는데, 시의회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성남FC 후원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시 등록 비영리법인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016∼2018년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으로부터 약 160억원의 후원금을 유치했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2017년 제윤경 전 의원이 운영한 공익 법인인 '희망살림'을 통해 후원금 40억원을 내고 제2사옥 건축허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희망살림은)빚을 탕감해주는 운동을 하는 단체인데, 그때 당시에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의 후원금을 받아서 그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원했다"며 "성남FC는 39억원을 광고료로 받아서 선수들 가슴에 '주빌리뱅크'라는 광고를 3년간 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300만 이상 되는 채무자 빚탕감 운동을 홍보하고 선거에 이용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희망살림으로부터 39억원)기부금을 받아서 성남시는 네이버에 특혜를 준다"며 "(서울시가)이런 비영리법인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느냐, 후원금을 받으면 설립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오 시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박 의원이 "점검이나 감사도 계속 하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이번에 국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기 때문에 국감 이후에 자세하게 들여다 보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감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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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