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이후 8월초까지 휴가 몰릴 듯
손에 꼭 쥔 휴대폰, 언제든 연락가능 해야
새벽에도 업무지시, 해외서 연설문 쓰기도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직장인들의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간다. 그래도 직장인들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건 며칠만이라도 일상과 업무를 떠나 '여름휴가'를 간다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국회 보좌직원들도 여름휴가 계획에 설레겠지만, 평범한 직장인들과 달리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보좌직원의 휴가는 직장인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보좌직원의 업무는 의원의 의정활동에 맞춰 이뤄지기 때문에 정기국회나 임시국회가 열리는 시기에는 대부분 휴가를 가지 못한다. 여름이 끝나는 직후인 9월에는 통상 국정감사가 열리기 때문에, 감사시작 전 준비기간 한 달을 고려하면 이들이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는 시기는 더 제한적이다.

 

올해는 7월 임시국회가 7월 4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통상 국정감사가 9월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7월 중후반과 늦어도 8월 초까지가 보좌직원들의 휴가가 몰리는 시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좌직원들은 휴가를 떠나더라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 언제 업무상 긴급한 연락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어쩌다 바빠서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보좌직원이 전화를 안 받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 보좌직원 A씨는 "보좌진 중에서 전화를 안받는 경우 없다"면서 "바빠서 못받았다는 등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자신이 보좌하는 인사의 전화를 받기 위해 목욕탕에도 핸드폰과 수첩을 비닐팩에 넣어갔다는 한 정치인의 일화는 유명하다. 실제로 보좌직원들은 식사 중에도 의원의 전화를 받고 자리를 뜨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의원회관 1층 샤워실에서는 샤워하러 들어가지도 못하고 전화에 매달리는 보좌직원들도 있다. 

 

만약 휴가기간에 의원실로부터 전화가 온다면 이는 부득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어서다. A씨는 "휴가를 가도 항상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쉬는 것 같지 않다. 휴가 가서 핸드폰을 꺼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휴가 가서도 (의원)일정을 잡기도 하고 축사나 연설문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여행을 나가서도 축사를 썼는데, 노트북이 따로 없어 핸드폰으로 축사를 작성했다. 작성된 문서는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전송해 최종적으로 문장을 다듬어 의원실에 송고했다. A씨는 "핸드폰으로 A4용지 한 장 분량의 축사를 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며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물론 휴가를 떠난 보좌직원에게 연락하는 경우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휴가를 간 보좌직원이 해야 될 일은 남은 보좌직원들이 조금씩 나눠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말 급박한 일이 생기거나 의원이 보좌직원이 휴가간 사실을 깜빡한 경우 새벽에 전화를 받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의원실마다 다르지만 의원이 사비를 털어 휴가비용을 챙겨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치 금일봉처럼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의원실이 대부분이다. 인터뷰에 응한 보좌직원에게 "휴가 떠난다고 의원이 따로 챙겨주는 게 있느냐"고 묻자, "(바쁜 와중에 의원이) 휴가 보내주는 게 어디냐"는 답만 돌아왔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